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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통닭 // 평창 대관령 횡계리 맛집 숙소에서 제일 가까운 BBQ 알펜시아점은 후라이드 21,000원, 양념 22,000원에 반반 25,000원이라는 기적의 계산법을 사용해서 가난한 저임금 계약직 노동자를 벙찌게 했다. 맛도 내가 아는 BBQ보다는 별로였다. 사실상 치세권에서 유리되어 고달픈 삶을 이어가던 어느날, 처음으로 차를 빌려 운전을 해서 횡계리 시내로 나간 나는 이를 기념하기 위한 치킨을 먹을 필요가 있었다. 프랜차이즈보다는 그냥 치킨을 먹고 싶었던 나는 진태원 골목에 있는 유명통닭으로 향했다. 이 골목이 횡계리 먹자골목인듯하다. 가격은 비비큐에 비하면 굉장히 이성적이다. 여기서도 똑같이 반반을 시켰다. 기다리는 동안 무와 스위트콘과 뻥튀기를 준다. 스위트콘을 준다는 점이 벌써 혜자인 부분이다. 다만 주문 후에 좀 오래 기다린다. .. 2017. 10. 15.
마봉춘 세탁소 단상 친구가 한 동영상을 공유했다. 마봉춘 세탁소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였다. 재생해보니 "이 차는 이제 제 겁니다."로 유명한 양윤경 기자가 나오는 동영상이었다. 어려운 시절을 살고 있는 분들이지만 영상은 시종일관 밝고 재밌다. 공유하고 싶은데 아직 유튜브에 안 올라왔다. 아쉬운 대로 파업특집 우리말 나들이라도 공유한다. (☞보러가기) MBC "간판" 아나운서에게 양치할 때는 물을 끄면 좋겠다고 말했다가 비제작부서로 전보되었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는데, 그게 이 기자분이신 줄은 몰랐다. 평소부터 대쪽같아서 그렇지 설마 한소리 했다고 전보까지 시켰겠어 싶으나, 찾아보니 그 사건에 대해서 경위서도 쓰고 진상조사단까지 꾸려졌다고 한다. 그 정도면 보복으로 전보도 시킬 사람들이다. 어른들이 하는 일이라고 .. 2017. 10. 12.
덩케르크와 남한산성 작년 나는 곤란했다. 이준익 감독의 를 본 후로 "올해 이보다 더 나은 영화는 없을 것이다!"라고 공언했는데, 그 후 나홍진 감독의 이 나와버린 것이다. 물론 둘의 장르가 달라 단순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더 낫다고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은 그 충격적인 내용만큼이나 스포일러도 범람했고, 일찍 볼 타이밍을 놓친 나는 거의 모든 내용을 익히 들어 알고서 을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를 능가한다고 생각했던 걸 보면, 아무래도 은 정말 명작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여튼, 그래서 올해는 말조심을 했다. 나에게 2017년 최고의 영화는 였으나, 앞으로 나올 기라성같은 작품은 많았고 이 작품을 능가할 수 있는 영화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처 단언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첫.. 2017. 10. 8.
새봄, 개헌, 규모의 정치 을 먼저 떠올렸다. 오장환의 시 말이다. 해방 전후의 서울에서 느낀 격정과 환멸,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를 특유의 필치로 그려냈다. 이것이 1945년의 시인데 아직도 정치 현실을 생각할 때 이 시를 먼저 떠올리게 되니 한편으로는 암담하다. 그래도 이런 시절에 찾아 읽게 되는 것은 역시 신동엽의 이다. 노동자와 지식인의 구별이 없고, 국무총리와 서울역장이 스스럼없고, 대통령마저 직함일 뿐 특권도 허례도 없는 나라. 신동엽은 이 이상을 스칸디나비아라고 표현했지만 유토피아보다 낫지 않을까. 어쨌거나 우리는 이 유토피아의 대척에 있는 무언가를 이전 정권에서 목격하고 경험했다. 변화를 원한 국민들은 문재인을 선택했다. 굳이 왜 그러한지 나열하지 않아도 문재인은 어려운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망해가는 나라.. 2017. 5. 10.
오장환 - 병(病)든 서울 병病든 서울 오장환 8월 15일 밤에 나는 병원에서 울었다. 너희들은 다 같은 기쁨에 내가 운 줄 알지만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일본 천황의 방송도, 기쁨에 넘치는 소문도, 내게는 곧이가 들리지 않았다. 나는 그저 병든 탕아로 홀어머니 앞에서 죽는 것이 부끄럽고 원통하였다. 그러나 하로 아침 자고 깨고 나니 이것은 나타나 가슴을 터치는 사실이었다. 기쁘다는 말 에이 소용도 없는 말이다. 그저 울면서 두 주먹을 부르쥐고 나는 병원에서 뛰쳐나갔다. 그리고, 어째서 날마다 뛰쳐나간 것이냐 큰 거리에는, 네거리에는, 누가 있느냐. 싱싱한 사람, 굳건한 청년, 씩씩한 웃음이 있는 줄 알았다. 아, 저마다 손에 손에 깃발을 날리며 노래조차 없는 군중이 '만세'로 노래 부르며 이것도 하로 아침의 가벼운 흥분이라면.. 2017. 5. 10.
신동엽 - 산문시 1 (散文詩 1) 散文詩 1 신동엽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지신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광부鑛夫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덱거 럿셀 헤밍웨이 장자莊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소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남해에서 북강까지 넘실대는 물결 동해에서 서해까지 팔랑대는 꽃밭 땅에서 하늘로 치솟는 무지개빛 분수 이름은 잊었지만 뭐라군가 불리우는 그 중립국에서는 하나에서 백까지가 다 대학 나온 농민들 추럭을 두대씩이나 가지고 대리석 별장에서 산다지만 대통령 이름.. 2017.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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