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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서울2

새봄, 개헌, 규모의 정치 을 먼저 떠올렸다. 오장환의 시 말이다. 해방 전후의 서울에서 느낀 격정과 환멸,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를 특유의 필치로 그려냈다. 이것이 1945년의 시인데 아직도 정치 현실을 생각할 때 이 시를 먼저 떠올리게 되니 한편으로는 암담하다. 그래도 이런 시절에 찾아 읽게 되는 것은 역시 신동엽의 이다. 노동자와 지식인의 구별이 없고, 국무총리와 서울역장이 스스럼없고, 대통령마저 직함일 뿐 특권도 허례도 없는 나라. 신동엽은 이 이상을 스칸디나비아라고 표현했지만 유토피아보다 낫지 않을까. 어쨌거나 우리는 이 유토피아의 대척에 있는 무언가를 이전 정권에서 목격하고 경험했다. 변화를 원한 국민들은 문재인을 선택했다. 굳이 왜 그러한지 나열하지 않아도 문재인은 어려운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망해가는 나라.. 2017. 5. 10.
오장환 - 병(病)든 서울 병病든 서울 오장환 8월 15일 밤에 나는 병원에서 울었다. 너희들은 다 같은 기쁨에 내가 운 줄 알지만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일본 천황의 방송도, 기쁨에 넘치는 소문도, 내게는 곧이가 들리지 않았다. 나는 그저 병든 탕아로 홀어머니 앞에서 죽는 것이 부끄럽고 원통하였다. 그러나 하로 아침 자고 깨고 나니 이것은 나타나 가슴을 터치는 사실이었다. 기쁘다는 말 에이 소용도 없는 말이다. 그저 울면서 두 주먹을 부르쥐고 나는 병원에서 뛰쳐나갔다. 그리고, 어째서 날마다 뛰쳐나간 것이냐 큰 거리에는, 네거리에는, 누가 있느냐. 싱싱한 사람, 굳건한 청년, 씩씩한 웃음이 있는 줄 알았다. 아, 저마다 손에 손에 깃발을 날리며 노래조차 없는 군중이 '만세'로 노래 부르며 이것도 하로 아침의 가벼운 흥분이라면.. 2017.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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