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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중유럽 한바퀴 / 06: 혼탕에 들어가보자, 비스바덴(Wiesbaden) / 11.05~11.08

by Mr. 6 2016.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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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 : 뒤셀도르프 보러 가기

☞ 2편 : 스트라스부르의 첫인상 보러 가기

☞ 3편 : 살고 싶은 도시, 스트라스부르 보러 가기

☞ 4편 : 마천루의 도시, 프랑크푸르트 보러 가기

☞ 5편 : 비스바덴과 마인츠 보러 가기




마인츠에서 돌아와서 일단 밥을 먹기로 한다. 전기구이 통닭 비슷한게 있다. 가격도 적절해보여서 들어갔다.



한 7~8유로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꽤나 유럽에서 이정도 식사면 꽤나 혜자다! 오렌지맛 콜라도 하나 시켜서 챱챱.



밥을 다 먹고 혼탕으로 이동했다. 카이저 프리드리히 온천(Kaiser Friedrich Therme). 다른 여러 블로그에서도 많이들 소개한 유서 깊은 온천이다. 내가 갔을 때는 밤이라서 잘 안 보였지만 낮에 찍은 다른 사진들 보면 으리번쩍하다. 마인츠 여행으로 지치고 한국의 찜질방도 그리웠던 나는 몸을 지질 생각에 쭈뼛쭈뼛하며 들어갔다.



안은 이렇게 부티나게 되어 있다. 1913년에 개장했다고 하니 목욕탕 치고는 연세가 있으시다. 이 도시는 원래 고대 로마 시절부터 온천이 유명했다고 하니 온천의 질은 믿을만하겠다.



안에서는 수영복 입는 것도 안 된다! 문화충격... 그렇다고 안에서 모두 다 발가벗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 탕과 탕 사이를 돌아다닐 때는 수건으로 적절히 중요 부위는 가린다. 그리고 탕 앞에 수건걸이 같은 것이 있어서, 거기서 수건을 탈의하고 탕으로 들어간다. 들어가면 온탕, 냉탕, 사우나, 수면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목욕탕과 별다르지 않다.


수건이 없다면 대여해야 하는데 대여료가 4유로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없으면 모르겠지만 수건이 있다면 반드시 챙겨가자. 에어비앤비 호스트 제시카가 수건을 빌려줘서 다행히 대여료를 내지는 않았다. 팁을 주자면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크기의 수건밖에 없다면 차라리 빌리자. 탕과 탕 사이를 오갈 때는 수건을 치마처럼 두르고 다니기 때문에, 거의 무릎담요 크기 정도의 수건은 가지고 가야 적절히 중요한 부위를 가릴 수 있다.



온천 입장료는 후불제인데, 한 시간마다 요금이 추가가 된다. 하절기에는 한 시간에 5유로, 동절기에는 6.5유로라고 하니 실속을 다 챙기자면 55분쯤 되서 나오면 된다. 간단한 일회용 샴푸 등도 살 수 있는 모양이다. 당연히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으니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으로 대체한다.



여기가 냉탕인데 꽤 크다. 가면 조각상에서 물이 쪼로록 뿜어져 나오는데, 온천수가 몸에 좋다고 해서 그 물을 받아먹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블로그에서는 맛이 몹시 이상하다고 리뷰해 놓았던데 왠지 내 입맛에는 보통 물이었다.



그리고 여기가 온탕. 사진은 온탕이 하나인 것처럼 보이는데 내가 갔을 때는 둘로 나눠져 있었고 한 쪽은 수리중이라서 못 들어가 봤다. 독일의 온탕 물은 우리나라보다 온도가 낮아서, 몇 시간이고 들어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은 쾌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각보다 이용객들의 나이대는 젊은층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했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더 쾌적했다. 그리고 탕에 들어가서 '어차피 다시 안 만날 사람들인데...'라고 생각하고 눈을 감으면 꽤 쾌적하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매주 화요일은 여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날이라고 하니 이 점도 참고하면 좋겠다.


한시간 반 정도 온천욕을 하고 나왔다. 오는 길에 비가 오긴 했지만 후드를 뒤집어 쓰고 콧노래를 부르며 상쾌하고 뽀송뽀송한 기분을 즐기면서 돌아왔다. 에어비앤비 숙소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다행이었다. 돌아와서 제시카와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간단히 얘기를 나누고 푹신푹신한 푸통에 누워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길을 나섰다. 숙소 앞 거리. 어제 온천욕을 하며 이미지가 좋아진 탓인지 마인츠보다 더 아름다워 보인다. 나오는 길에 티셔츠 프린팅 샵에 진열된 티셔츠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하나 샀다. 사실 팀플 같이한 친구가 입었던 디자인인데 프린팅이 너무 예뻐서 탐내고 있던 차였다. 한국 돌아가서 줄창 입어야겠다. (콜드플레이 콘서트 입고 가면 딱 적당한 옷인데 예매 광탈해서 짜증...)



이렇게 온천수를 약숫물처럼 도시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다. 왠지 이 물은 맛없을 것 같아서 마시진 않았다. 비스바덴이라는 이름 자체가 '숲속의 온천'을 뜻한다고 한다. 독일에서 보통 '~바덴'으로 끝나는 지역은 온천이 유명한 지역이라고 하니, 그런 지방에 가면 꼭 비스바덴이 아니라도 온천이 있는지 둘러보시길. 독일 제일의 교통의 요지이자 금융 중심지 프랑크푸르트와의 접근성도 좋고, 이런 휴양지의 특성도 있기 때문에 부자들이 많이 사는 것 같다.



유럽 여행을 하면 꽃집은 정말 흔하게 만나게 되지만 역시 부촌이라 그런가 다른 동네 꽃집보다 훨씬 고급지다.



비스바덴 성당 앞에 있는 빌헬름 1세로 추정되는 동상. 



그리고 성 보니파티우스 성당이다. 벽돌로 지어졌는데 아주 곧게 쭉쭉 뻗어있다.



다른 성당들에 비해서 규모가 그렇게 크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비스바덴 역시 도시를 상징하는 큼직한 성당을 가지고 있다.



도시의 상징이 '세 송이의 백합'이다. 무슨 축제를 앞두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렇게 백합 모양 구조물을 세우고 있는 것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비스바덴의 별명이 '북쪽의 니스', '독일의 강남'(응?)이라고 한다. 도심을 걸으면 세 집 중에 한 집이 명품 가게고, 한 집이 보석 가게다. 명품 쇼핑하기 좋은 도시라고 하는데, 가난한 배낭여행객은 그저 쇼윈도만 바라볼 뿐...



인상 깊었던 인형가게. 정말 말도 안되게 귀엽지만 가격은 절대 귀엽지가 않았다.



집에다 쟁여놓고 싶은 인형들이다...



카페에 마네킹이 신기했다! 길을 걸어다니다 보면 마네킹과 눈이 마주치게 되는데 가게로 들어가야 할 것만 같은 묘한 기분이 든다. 마치 "너도 이 가게에 들어오면 이 귀부인처럼 상류사회를 느낄 수 있어!"라고 말하는 듯한 디자인. 마케팅적으로 소비자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집단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기회를 주는 느낌을 주는 같은 인상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보석 가게가 매우 즐비하다. 



도대체 이 작은 도시에서 다 소비를 할 수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다.



그럴 때는 마음 속에 메트로놈 하나 놓고 달그닥 훅~ 약간 최순실이 독일로 피신했을 때 살았을 것 같은 동네다.



숙소에서 머물 때 제시카에게 "볼 만한 장소 있어?" 물어봤을 때 제시카가 자꾸 "세상에서 제일 큰 뻐꾸기 시계"가 있다고 수 차례 자랑스럽게 말하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우연히 발견했다. 뭐 크다면 크긴 한데... 입이 떡 벌어질 정도는 아니다.



사실 인테리어 소품 및 기념품점인듯. 시계는 예뻐서 집에 하나 들여놓고 싶긴 했다.



그리고 여기는 쿠어하우스(Kurhaus). 이 곳에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카지노가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약간 복합문화시설처럼 변모했다고 한다. 사실 어젯밤에 가보고 싶긴 했으나 드레스코드가 있다고 한다. 여행 다니면서 정장을 챙겨오진 않았으니 포기. 혹시나 정장이 있는 비즈니스 여행객 분들은 한 번 구경삼아 다녀오시는 것도...


이쯤 보고 이제 쾰른으로 가기 위해 다시 역으로 왔다. 사실 독일은 기차값이 좀 비싼 편이라 한 푼이라도 아껴보자는 마음에서 여러모로 검색을 했는데, 완행열차를 타면 10유로 정도 더 싸길래 뭐 그렇게 급할 것도 없어서 그걸 타기로 했다. 그래서 표를 뽑았는데,



뭐 개뿔 열차 정보가 아무것도 안 적혀 있다. 이럴 때는 안내 데스크로 가면,



이렇게 친절하게 무슨 기차를 타야 하는지 프린터로 출력해서 안내해준다. (그냥 표에 써놓으면 됐을텐데...) 번거로움을 피하고 싶다면 자판기에서 표를 고를 때 잘 기억해놓자.



사실 완행열차를 선택한 이유가 따로 있다. 당초 목적지였다가 시간이 별로 없어서 포기한 뤼터스하임을 통과하기 때문인데, 기차 안에서라도 풍경을 볼 수 있겠지 하는 의도도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생각보다 너무 아름다운 풍경을 많이 만났다.



라인강 상류의 계곡을 따라 작고 아담한 마을들이 있었고, 유럽의 고성들도 많이 보였다. 어디서 출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강을 따라서 유람선도 많이 돌아다니는데, 돈 주고 유람선에서 볼 풍경들을 공짜로 만나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날씨도 좋아져서 기분은 한층 더 좋아졌다. 완행열차를 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여행은 어디서 어떤 행운을, 또는 어떤 불행을 만날 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즐겁다. 구불구불 나아가던 열차는 코블렌츠에서 멈춘다. 여기서 쾰른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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