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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중유럽 한바퀴 / 05: 비스바덴(Wiesbaden)과 마인츠(Mainz) / 11.05~11.08

by Mr. 6 2016.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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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 : 뒤셀도르프 보러 가기

☞ 2편 : 스트라스부르의 첫인상 보러 가기

☞ 3편 : 살고 싶은 도시, 스트라스부르 보러 가기

☞ 4편 : 마천루의 도시, 프랑크푸르트 보러 가기


원래는 마인츠를 보러 갈 생각이었다. 한 블로그에서 본 마인츠는 꽤 아름다웠고 스트라스부르의 쁘띠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동화 속 마을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마인츠 내에서는 숙박이 마땅치 않아서 에어비앤비를 하려고 했는데, 바로 옆 도시인 비스바덴에서 숙박하는 것이 더 쌌다. 그래서 비스바덴으로 숙소를 정하고 그 쪽으로 먼저 갔다.



비스바덴 역에 도착했다. 약간 교외 지역이라 후줄근한 간이역을 예상했는데 꽤 크고 아름다운 역이 나왔다.



비스바덴 역도 그렇게 작지 않고, 오히려 다른 도시들에 비하면 아름다운 기차역에 속한다. 기차역 구경을 하고 있을 새는 없으니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한다.



이 녀석은 접으면 소파가 되고 펴면 침대가 되는 Puton이다. 푸통이라고 발음하던데 전문적 숙박업이 아니라 빈 방 내놓고 여행객 받는 에어비앤비에서는 침대를 새로 들여놓긴 좀 그러니까 이런 소파배드를 쓰는 경우가 많다. 한번 앉았다가 푹신푹신해서 못 일어날 뻔 했다.



혼자 쓰기에는 상당히 넓었고 호텔처럼 깔끔하다기보다는 친구 집에서 하루 지내는 느낌이었다. 이런 점이 에어비앤비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호스트 이름은 제시카였는데 친절하게 여러모로 잘 챙겨주었다. 혼자 여행을 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여긴 주방. 요리도구가 풀세팅되어 있고 써도 된다고 허락도 받았으나 뭐 쓸 일이 있겠는가. 다만 저 독일 칼 세트 가지고 싶다... 세탁기도 갖춰져 있었지만 딱히 세탁을 할 필요는 없었다. 잠깐 쉬었다가 마인츠로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선다.



약간 시골같은 느낌을 상상했는데 도시는 꽤나 깔끔하다. 알고보니 유럽 내에서도 손꼽히는 갑부 도시라고 한다. 여기가 우리나라로 치면 청담동이고 평창동인 셈. 알부자들이 워낙에 많이 산다고 한다. 이 포스팅은 마인츠를 다뤘기 때문에 여기에는 없겠지만, 아마 다음 포스팅엔 거리에 즐비한 보석 가게와 명품 가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블로그를 더 자주 해야 하는데... 공부도 해야 되고 막상 글 쓰기는 또 귀찮고... 덧없이 흘러가는 내 귀중한 하루들을 반성합니다...



어쨌거나 점심은 이걸로 때운다. 엄청 긴 소세지가 있길래 (또 '역시 독일은 소세지지!' 하는 마음에 그만...) 그걸 달라고 했는데 뚝 분질러서 빵에 저렇게 끼워 케찹과 머스터드 소스를 뿌려준다. 역시 독일은 그냥 가판대에서 파는 소세지도 맛이 좋다.




사실 기차 노선이 프랑크푸르트 - 마인츠 - 비스바덴 순이기 때문에, 이미 지나쳐온 마인츠로 돌아가는 셈이었다. 그렇게 도착한 마인츠의 첫인상은...



엥? 이거 완전 도시 아니냐? 사진에서 봤던 것처럼 아름다운 동화 마을을 상상했는데 약간 어긋났다. 독일 내에서도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도시기 때문에 마인츠 대성당이 있는 중심 시가지로 걸음을 옮긴다.



반가운 얼굴! 구텐베르크다. 이미 스트라스부르에서도 만난 아저씨. 이 아저씨는 활동은 스트라스부르에서 했지만 태어난 곳은 이 마인츠기 때문에 많은 기념물들이 남아 있다. 그 와중에 뒤로 보이는 주황색 높은 건물이 마인츠 대성당, 마인츠 돔(Mainzer Dom)이다. 성당 공사 시즌인지 정말 여행 첫 경유지인 뒤셀도르프부터 여기까지 성당이란 성당은 죄다 공사를 하고 있다.



조금 더 가까이 가봤다.



다른 각도에서의 마인츠 돔. 성당 자체는 사진에 다 담기 어려울 정도로 꽤나 크다. 마인츠에는 대주교구가 있으며 중세 시절에는 알프스 이북의 교황 역할을 했을 정도로 권세가 막강했다고 한다. 그래서 독일의 3대 대성당 안에 들어간다고 할 정도다. (누가 선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부를 들어가면 이런 조각상이 있다. 다른 예수상과는 다르게 조금 더 현대미술적인 느낌이 느껴진다.



스테인드 글라스도 뭔가 비범하다. 아래에는 역대 주교들의 초상화를 색유리로 만들어 놓았는데, 아무리 봐도 최근에 만들어진 스테인드 글라스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긴 하지만 역사와 전통이랑은 약간 거리가 있어 보인다. 2차 대전 당시에 도시의 80%가 파괴되었다고 하는데, 그때 원래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유실된 것이 아닌가 한다.



다른 성당들에 비해서 조명을 많이 설치해두지 않아서 훨씬 어두침침한 느낌이었다. 미사가 있는 날에는 물론 켜지 않을까 싶지만, 어쨌거나 이 어두침침한 것을 나의 2살 다 먹어가는 G3 cat.6가 (어둡게 찍고 싶었는데) 이렇게나 밝게 찍어냈다. 좋았던 것은 성가대 음악 소리가 아주 멀리서 은은하게 들려왔다는 것인데, 아마 성당 내 역사관? 쯤에서 틀어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어둡고 고요한 분위기와 어울려서 듣기에는 아주 좋았다.



성당 들어가는 길이 약간 숨겨져 있다. 측면에 있는 여기로 들어가면 된다.



성당 바로 옆에는 구텐베르크 박물관이 있다. 여기까지 온 김에 한 번 들어가 보기로 한다.



는 월요일에는 열지 않으니 마인츠를 여행하실 관광객 분들은 참고하시길... :/



도시가 아름답지 않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스트라스부르에서 바로 오기도 했고, 아무래도 저 아름다운 건물들도 다 2차대전 이후에 새로 지어진 티가 나니 약간 역사와 전통이 잘 느껴지지는 않는다.



여긴 마인츠의 예술의 전당 쯤 되는 곳인 것 같다. 이름은 Großes Haus인데 직역하면 "큰 집"이라고 한다. (...) 창문을 보니 <라 보엠>이 상연중인 것을 알 수 있다.



대충 중앙 광장을 다 돌고 나니 뭔가 허하다. 하나라도 더 보고 돌아가자! 하는 마음에 구글 맵을 켰는데 "Zitadelle"이 보인다. 설명도 '역사적 명소'로 되어 있는 걸 보니 중세의 요새가 있는 모양이다! 라고 생각하여 거기로 가기로 한다.



가는 길에 만난 조각상. 우리나라도 골목골목마다 이런 예술품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가는 길에 만난 저택인데 우연히 벤츠가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보려고 본 것은 아닌데 차고에는 BMW와 포드 차도 있었다. 집은 사진보다 훨씬 까리하다. 마인츠 역시 부자들이 많이 사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무래도 바로 옆동네인 프랑크푸르트가 독일 금융의 총본산이다보니까 주변 교외에 부자들이 많이 살겠지.



가는 길에 만난 풍차 모양 조형물. 무슨 안내판 같은 게 있었는데 온통 독일어라서 못 알아듣겠다. 예전에 풍차가 있었던 자리라고 했던 것 같다.



이렇게 누군가의 치적을 기록해 놓았을 기둥도 서 있다. 고지대에 있다 보니까 올라가는 길이 그렇게 녹록치는 않은데 경치나 공기도 그렇게 나쁘진 않다.



정체불명의 문을 만났다! 옆에 표지판도 있는 것으로 보아 뭔가 여기로 들어가면 유서 깊은 무언가가 나올 것으로 생각했으나...



반대편은 그냥 운동장이었다. 유감.



이게 그 요새의 성벽이다. 요새를 찍은 다른 사진들도 많지만 딱히 특별할 것은 없다. 그냥 아름다운 저택과 정원이 있고 마인츠 시내 경치를 좀 볼 수 있는 정도? 약간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고,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해도 뉘엿뉘엿 지고 있기 때문에 다시 기차를 타고 비스바덴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사실 더 제대로 알아보고 갔으면 더 많은 걸 보고 올 수도 있었겠다. 요새 쪽으로 안 가고 다른 쪽으로 갔으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졌을지도. 어쨌거나 저쨌거나 마인츠는 결과적으로 약간 실망스러웠다.


간만에 하이킹 비슷한 것도 해서 피곤했는데, 가는 길에 검색을 해보니 비스바덴에는 '혼탕'이 있다고 한다! 오늘 밤에 갈 곳이 생겼다.


(☞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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